국회 의결을 지연시키는 필리버스터와 우리나라에서의 사용 사례

[ 목차 ]

 

며칠 전 채상병 특검법을 놓고 국민의 힘이 필리버스터를 사용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의 야권에서 특검법을 상정해 처리되었습니다. 오늘은 국회에서 간혹 등장하는 필리버스터가 무엇이고 대한민국에서 사용되었던 사례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필리버스터란 무엇인가?

필리버스터는 의회에서 입법과정에 있어 수적으로 우세한 다수당이 법안이나 정책을 통과시키는 상황을 소수당이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제와 관련된 무제한 토론의 방식으로만 필리버스터를 행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소설, 성경, 전화번호부등을 낭독하며 시간을 때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소수당의 비장의 카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필리버스터의 목적은?

필리버스터의 목적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법안에 대한 표결을 최대한 지연시킴으로 법안의 통과를 지연시키거나 수정할 시간을 벌기 위한 시간 끌기의 목적과, 필리버스터를 통하여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서 이슈화시킴으로써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여론을 조성하려는 주의환기의 목적, 그리고 소수당이 필리버스터를 통하여 다수의 당과 협상할 시간을 벌고, 해당 법안에 대하여 수정이나 조건을 만들려는 목적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사당

필리버스터를 끝내는 3가지 방법

우리나라에서 자주 사용되는 필리버스터인 무제한 토론을 끝낼 수 있는 3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무제한 토론의 종결동의가 국회의 의장에게 제출되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으로 의결되는 경우입니다. 종결동의의 표결은 동의가 제출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이 경과하면 투표로 결정되는데 최소 24시간의 토론시간을 보장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이번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도 필리버스터가 시작되고 24시간이 지나 투표를 통해 180명 이상이 종결에 동의해서 필리버스터를 끝냈습니다.

두 번째는 무제한 토론 종결동의가 제출된 뒤에 24시간 이전에 더 이상 토론할 의원이 없는 경우 필리버스터는 종료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사용하는 소수당은 24시간 동안 발언을 할 의원과 시간의 배분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무제한 토론 중 회기가 종료되는 경우입니다. 회기는 의회가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는데, 다수당은 무제한 토론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 개시 전에 회기를 단축하여 무제한 토론을 짧은 시간에 종료시키고 다음 본회의에서 즉시 표결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필리버스터를 사용했던 대표사례들

1964년 민주당의 김대중 국회의원

우리나라 15대 대통령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 국회의원시절에 자유민주당의 김준연 의원의 체포동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원고 없이 발언한 사례입니다. 이 덕분에 임시국회의 회기가 마감되면서 체포동의안의 처리가 무산되었습니다. 

2016년 테러방지법 반대 

2016년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이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가 사용되었습니다. 총 38명이 참여했다고 하고, 192시간 25분 동안 이어졌다고 합니다. 

2019년 공수처법 반대 

2019년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의 국회 의결을 막기 위하여 필리버스터를 사용하였습니다.

2022년 형사소송법 일부개정안과 검찰청법 일부개정안 반대

2022년 야당인 국민의 힘이 검수완박이라 불리는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일부개정안에 의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사용하였습니다.